구로디지털 단지는 거주하는 주민보다는 직장인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때문에 먹는 거에 대한 트렌드도 상당히 민감하고 떴다가 지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어떤 음식점은 처음에 장사가 엄청 잘 되는가 싶다가도 어느 날 가보면 폐업을 하는 사례도 많다. 최근 들어 구로디지털단지 내에서 나름대로 인기가 많은 식당을 찾아가 봤다.
구로 롯데시티호텔과 붙어 있는 제주은희네 해장국은 이 앞을 지날 때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도대체 국밥 하나 먹자고 저렇게 줄을 서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 이유를 한번 파헤쳐 볼 시간이다.
맨날 줄서 있는 식당
해장국 가게 앞에 대기표가 있어서 보통은 이곳에 이름을 적어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회사 앞에서 줄을 서서 먹기는 뭔가 좀 억울하다. 때마침 이날은 11시 30분에 밥을 먹게 돼 은희네 해장국을 가기로 했다. 다행히 줄서지 않고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과연 이곳의 숨겨진 비결이 뭔지 무척 궁금해진다.
메뉴구성
가격을 한번 살펴보자. 해장국은 10,000원이고 내장탕은 12,000원이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요즘 적정 가격인 것 같다. 그리고 돔베고기라는 게 있는데 나는 진짜 처음 보는 메뉴이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삶은 돼지고기를 그릇에 옮겨 담지 않고 도마 위에 두고 썰어 먹는 음식이란다. 아무튼 돔베고기가 대중소로 나눠 있는데 메인 음식과 곁들여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그냥 일반 해장국을 주문했다.
가게 내부는 개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끗하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12시가 가까워오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뚝배기 가게는 역시 김치 맛이 중요하다. 여기는 특별한 맛의 깍두기는 아니고 평범했다. 그리고 밥 먹을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보니 마늘 다진 양념이 있다. 아래 사진을 보니 본능적으로 국밥에 한움큼 넣었다. 마늘의 칼칼한 맛이 특유의 국물맛을 내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깔끔, 깨끗한 해장국
밥한 공기와 해장국이 드디어 나왔다. 일단 해장국 위를 완전히 덮어버린 파가 눈에 띈다. 국물을 한번 들춰보니 안쪽에 양념 다대기가 있다. 보통 해장국은 다진 양념을 원하는 만큼 넣어 먹는데 여기는 안쪽에 넣어져 있다.
수저로 휘휘 저으며 양념 다대기를 골고루 펴준다. 뚝배기는 어찌나 열심히 끓였던지 지글지글거린다.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으로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으로 먹기 좋은 뚝배기 음식이다.
식사를 하기 전에 내용물이 궁금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수저로 파헤쳐봤다. 일단 고기가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고기의 질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국밥에 들어간 고기치고는 너무 부드럽고 감질맛이 난다.
그리고 콩나물 해장국에서나 만날 것 같은 콩나물도 안쪽에 숨어 있다. 사실 구로디지털단지 인근에는 은근히 콩나물 해장국 가게를 찾기 힘들었다. 콩나물 해장국 생각이 나면 겸사겸사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뚝배기 안쪽이 무슨 보물창고도 아니고 내용물이 계속 나온다. 이번에는 선지 차례이다. 왠지 선지를 먹으면 기운이 샘솟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선지 냄새 없이 무난하게 잘 만들었다. 내용물이 자꾸 나와서 또 후벼보니 이번에는 당면이 나온다.
갑자기 해장국의 총집합 세트메뉴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단돈 1만 원에 즐길 수 있는 해장국치고는 내용물이 정말 푸짐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
다진 마늘을 적당히 넣고 이제 본격적으로 국물 맛을 볼 차례이다. 뭔가 느끼하지도 않으면서 깔끔하다. 그 맛이 일반 해장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조금은 특별한 맛이 느껴졌다.
깨끗하고 맑은 느낌의 국물과 함께 나름대로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가 좋다고 느껴진다. 사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아주 맛있게 해장국을 한 그릇 할 수 있었다.
사진상으로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매워 보이는데 실제로 먹어보면 의외로 깔끔하다는 평가를 해 주고 싶다. 가게 이름 앞에 제주가 붙은 걸로 봐서는 제주에서 나름대로 명성을 얻고 프랜차이즈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만 하더라도 정말 곳곳에 제주은희네 해장국이 포진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집 근처인 여의도와 신도림을 비롯해 영등포 문래점, 마포용강점, 양천목동점, 홍대점, 광명하안점, 예술의전당점 등 생각외로 많은 곳까지 뻗어 있다. 일반 해장국과 비교해 가성비가 좋다고 느껴지는 은희네해장국이 인근에 있다면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