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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서식하는 괴물 3종 세트] 봉준호 감독의 괴물, 북극곰, 회색곰

포톡 2020. 10. 2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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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수개월간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이제 어디로 마음먹고 나가는 게 어색할 지경이다. 물론 방역수칙을 지키며 몇 차례 여행도 떠났지만 항상 마음을 졸이며 다닐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환자가 다소 줄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됐다. 하지만 이 감염병은 감염력이 워낙 강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실내보다 실외 위주로 조금씩 다니며 면역력을 증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한강공원도 통제되는 사태도 경험했는데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다시 한번 한강공원을 방문해 봤다. 흔한 코스보다 한강에 서식(?)하는 '괴물 3종 세트'를 포인트로 하는 동선을 짜 봤다.

 

한강에 서식하는 괴물, 북극곰, 회색곰

잘 알려진 듯싶지만 직접 찾아가기는 조금 헷갈리는 한강 괴물에 대한 정확한 위치와 각자의 사연을 알게 되면 흥미가 배가된다. 한강에는 조각가가 만든 ‘북극곰’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괴물’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회색곰(?) 등 총 3종류의 괴물이 서식한다. 이들 괴물 3종 세트를 활용하는 한강 산책코스를 짜면 편도 3km 가량을 걸을 수 있다.

 

한강 괴물 위치

살아 움직일 듯한 북극곰

한강철교 북단에 있는 ‘북극곰’을 시작으로 여의나루역 인근에 있는 ’괴물’을 만나보자. 물론 출발점에 따라 역으로 산책을 해도 된다. 먼저 한강에 놓인 최초의 다리라는 한강철교는 지하철 1호선과 화물열차 등 다양한 열차가 지나간다. 한강철교 북단 다리 아래에 검은색 폐타이어로 제작된 ‘북극곰’ 작품이 있다. 북극곰의 자태가 힘이 넘쳐 보이고 폐타이어의 질감이 시각에 그대로 전달되면서 아주 강인한 인상을 받게 된다.

 

 

 

어두운 저녁 무렵 북극곰을 본 시민들이 놀라는 사례가 있었는지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문화라는 것은 시민들이 애정을 갖고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강철교에 있는 북극곰

실제 북극곰을 보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강물이 바로 앞에 있어 철썩거리는 물살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에 머리 위로 전철이 말발굽 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는 북극곰이 정말 살아서 움직일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색다른 스릴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강철교의 북극곰은 스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북극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돼 있다. 폐타이어와 스테인리스 스틸 등 혼합재료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북극곰에 대한 지용호 작가의 설명

잔디 위에 회색곰

북극곰을 꼼꼼히 살핀 후 마포대교 방면으로 산책을 시작한다. 마포대교를 만나게 되면 여의도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보자. 1400m의 마포대교를 건넌 후 여의나루역까지 가기 전 잔디 위에 이름 모를 ‘회색곰’을 만날 수 있다.

 

 

 

별도의 안내판은 없어 세부정보를 알 수 없지만 곰의 털이 회색 낙엽으로 덮여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앞서 본 북극곰보다 외형으로는 더욱 북극곰에 가깝다. 이름 없는 이 친구를 위해 서울 시민들이 애칭을 붙여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여의나루 가는 길에 있는 회색곰

한강에 진짜 괴물이 나타났다

회색곰을 봤다면 한강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보자. 이곳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출현했던 케릭터를 제작해 놓았다. 영화 '괴물'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었던 괴물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탄탄한 스토리로 초유의 히트를 친 바 있다. 한강 괴물 조형물을 처음 봤을 때 생각보다 커다란 크기에 흥미도 배가됐다. 영화에서 괴물을 세심하게 관찰하지는 않았는지 딱히 기억에 남지 않았기에 이 조형물을 꼼꼼히 보면서 당시의 기억을 되돌려 봤다. 세 방향으로 쩍 벌어진 입모양을 하고 있으며 혓바닥도 쭉 내밀고 있다. 눈이 이렇게 작았나 싶을 정도로 덩치에 비해 조그맣다. 기다란 꼬리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는 지면 아래로 묻어 놨다. 생각보다는 튼실하게 만들어졌는지 큰 훼손 없이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느낌이었다.

 

한강 괴물-여의나루

생각보다 괴물의 크기가 상당하다. 이전에는 흉물이라는 비판여론도 있었으나 나름 한강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렇게 한강 괴물 3종 세트를 포인트로 산책코스를 짜면 좀 더 색다르게 한강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약 3km를 걷게 되며 괴물을 만나 사진 찍고 시간을 조금 보내다 보면 1시간은 족히 지나간​​​다. ​

 

 

 

시간과 체력의 여유가 된다면 영화 괴물 케릭터를 본 후 조금 더 힘을 내보자. 마포대교 방향으로 가면 잔디에 '뉴스트럭쳐'를 만날 수 있다. 기존 괴물들처럼 강인한 인상은 아니라 다소 밋밋하지만 한강의 다양한 생명체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한다.

 

한강의 다양한 생명체를 이미지화한 뉴스트럭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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