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우리동네음악회'를 실제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필자가 거주하는 영등포구의 아파트 단지는 아니었지만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인근 아파트에서 우리동네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며칠 전 인근 주민에게 이 소식을 듣고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온 완벽한 이동형 무대
참고로 우리동네음악회는 코로나로 인해 문화생활을 못 하게 된 시민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지친 마음을 회복시키기 위해 진행됐다. 지난 5월 29일에는 오후 2시와 5시에 영등포구의 여의도자이아파트와 신길4동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아파트에서 두 차례의 공연이 있었다. 필자는 오후 5시에 진행된 신길4동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아파트에서 진행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 날씨가 좋았는데 오후 들어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내와 딸과 함께 공연을 구경하기로 했는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개방된 공간에서 연주회가 진행되기 때문에 우천 시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후 들어 비가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공연은 차질 없이 시작됐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자 멀리서 클래식 선율이 들려왔다. 공연에 대한 호기심에 조금씩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공연은 상상 이상이었다. 5톤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이동형 무대가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가서 그동안 상상할 수 없던 멋진 공연장의 느낌이 연출됐다. 트럭 위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어서 멀리에서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곳곳에는 코로나 안전수칙을 위한 보안 요원들이 있었다. 현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주민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이동형 무대 앞자리는 자리가 없어서 근처에 갈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멀찍이 서서 관람을 했다. 이날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 엄성용(제1바이올린), 송혜림(제2 바이올린), 성민경(비올라), 이혜재(첼로) 4명의 현악 4중주와 김진근 악보전문위원이 사회를 맡아서 매끈한 공연이 진행됐다. 모차르트, 비발디, 브람스 등 유명 작곡가의 곡이 아파트단지 내에 울려 퍼졌다.

오랜만에 듣는 클래식 공연 앙코르~ '한목소리'
클래식 공연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은 상상이었다. 한 곡, 한 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주민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이어졌다.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자리를 뜨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연주에 심취해 있었다. 거리두기를 위해 이동형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벤치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시민들, 그리고 아파트 발코니에서 앉아서 클래식 연주에 심취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필자 역시 너무 오랜만에 듣는 수준 높은 클래식 선율에 큰 감동을 받았다. 당초 50분 예정이던 공연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달아오른 무대 분위기에 관람객들의 앙코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립교약악단은 시민들의 요구에 발맞춰 추가곡까지 들려주고서야 공연이 마무리됐다.
사회자도 다른 공연 때보다 이날 관객의 호응이 너무 좋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코로나로 인해 문화생활이 단절돼 있던 찰나에 가뭄 속 단비와 같은 공연이었다. 더군다나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든 클래식 공연을 아파트 단지 내에서 듣는 경험은 정말 참신했다. 혹시 우리동네 음악회의 하반기 일정이 궁금해서 서울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www.seoulphil.or.kr)에 접속해 봤는데 아쉽게 아직은 확정된 공연이 없는 듯하다. 우리동네 음악회의 하반기 일정은 추후에 서울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www.seoulphil.or.kr)에 공지될 예정이다.
오후 시간에 비까지 내려 날씨가 쌀쌀한 가운데 현악기를 연주하려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연주해 주시고 앙코르까지 받아준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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