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린이날 무엇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김포에 있는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가기로 했다. 현재 몸과 마음이 너무 바쁜 상황이지만 그래도 어린이날이니 딸내미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야외활동도 하고 마음에 드는 물건도 하나 사고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특히 쇼핑을 마치고 무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실로 오랜만에 아웃백 스테이크를 가기로 했다.
우리가 나이키 팩토리스토어 줄 서 있는 동안 와이프가 살짝 아웃백에 가서 대기를 걸어두었다. 김포 아웃백에 줄 서 있는 경우를 자주 봤는데 이제야 궁금증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EAST 3층에 위치해 있다.
일단 외부와 내부 공간은 나름대로 마음에 든다. 빨간색으로 OUTBACK을 강조했다. 예전에는 가끔씩 아웃백에 갔었는데 언젠가부터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나 역시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게 됐다.
오랜만에 갔더니 메뉴가 너무 많이 바꿨다. 서버가 추천해주는 T본 스테이크와 토마호크 스테이크 두 개를 한참 고민했다. 100g당 30000만 원 막 이런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300g을 주문하고 추가 메뉴를 시키려고 했는데 웬걸 기본이 600g이라고 한다. 뭐야 스테이크만 기본 180,000원 먹는 건 지금 나에게 다소 과소비이다.
가성비 좋은 블랙라벨 패밀리 세트
어쩔 수 없이 T본 스테이크를 포기한 채 블랙라벨 패밀리 세트를 시켰다. 정가에서 할인행사 중으로 158,000원에 먹을 수 있으니 나름 가성비 메뉴이다. 아웃백 빵 부시맨 브래드를 보니 추억이 돋는다. 옛날에는 이 빵이 어찌나 맛있었던지 몇 번 더 달라고 해서 싹 비웠던 시절이 있었다.
세트메뉴는 나름 튼실하다. 식사는 스테이크,베이비백립,파스타 총 3가지이다. 그리고 수프 3개,에이드3잔,커피3잔이다. 즉 3인이 주문하면 나름대로 빠지는 거 없이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른들도 양이 너무 적어서 3인으로도 충분하다.
주문을 마시고 양송이 수프가 입맛을 돋우기 위해 출동했다. 스프맛은 좋았다. 싸구려 스프가 아니가 부드럽고 양송이도 많아서 산뜻한 출발이다.
에이드는 종류를 달리해서 총 3개를 시켰는데 뭐 하나 빠지는 거 없이 맛있다. 사실 달달한 에이드를 맛없게 만들 수 없기에 맛을 논평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다만 아직 어린 딸내미들은 에이드에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음식이 띄엄띄엄 안 나오고 한꺼번에 딱 도착해서 일단 기분 좋다. 가장 기대를 했던 스테이크를 먹어보자. 두께도 크기도 적당하고 구운 새우까지 있어서 생김새는 합격을 주고 싶다. 나는 날 거를 좋아하지 않아서 미디엄을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익혀져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한점 한점 잘라서 먹어보는데 솔직히 감질맛이 나지는 않는다. 도대체 어떤 고기를 구웠길래 이렇게 평범한지 신기할 정도이다. 다행히 질긴 부위는 없었지만 스테이크의 잘근잘근 고기 맛이 사라진 것 같다. 그래도 스테이크는 한 접시를 다 먹기는 했다.
파스타는 우리 아이들이 무척 잘 먹었다. 중간에 스테이크 고기도 들어가 있는데 아이들이 고기를 잘 먹지 않아서 내가 다 먹어치웠다.
파스타야 사실 마트에서 산 소스만 뿌려도 맛이 나기 때문에 논평을 자재하겠다. 어쨌거나 아이들이 무척 맛있게 잘 먹었다.
세 번째로 나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립이다. 평소 립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손까지 씻고 먹을 준비를 했다. 두 번째 뼈에 칼을 멋지게 집어넣어 고기를 잘라 맛을 보았다. 근데 이게 평소 내가 알던 립 맛이 아니다. 아무리 립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기의 야들야들한 맛과 달콤한 소스가 적절히 어우러져야 하는데 이건 왜 이리 딱딱하고 양념은 고기에 바짝 붙어 있는 기분이지? 그래서 고기를 먹을 때 양념이 딱딱하게 굳어져서 고기 맛도 양념 맛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결국 절반 가량이 남았고 아까워서 집에 포장해서 가져왔는데 결국 한 점만 더 먹고 아쉽게도 음식물 수거함으로 갔다. 심지어 소스를 바꿔보면 나을 것 같아서 다른 소스를 부탁했지만 맛은 여전히 없었다.
음식을 전체적으로 두고 사진을 찍어 봤다. 보기에는 정말 먹음직스럽고 예쁜데 맛은 정말 실망했다. 솔직히 내가 리뷰를 쓰면서 맛없다고 글을 적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래도 분위기 자체는 좋기 때문에 맛보다는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각종 할인카드도 많아서 추가 가격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나는 현대 M포인트가 2만5000점 남아 있어서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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