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어쩜 이렇게 날이 후덥지근 한지 모르겠다. 여름 장마가 시작됐는데 정말 찜질방에 온 것 같다. 습도가 너무 놓아서 진짜 숨이 벅찰 정도이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 특히 짜증 나기도 쉬운 순간순간을 기분 좋게 보내기 위해서는 시원한 커피 한잔만한 행복이 없다.
그래서 카페 한 곳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4호선 신용산역에서 도로 5분 거리에 있는 커피품격이라는 곳이다. 더워서 정신을 반쯤 놓고 있는데 지인의 이끌림에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따라간 곳이다. 신용산역 인근 용리단길은 골목 어귀어귀에 맛집, 멋집이 숨어 있는데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커피품격도 대로변에 번뜻하게 있는게 아니라 골목을 지나다보면 빨간색 벽돌 1층에 위치해 있다.
가게 앞에는 손님의 눈길으 끌기 위해 예쁜 나무 간판과 화분들이 몇몇 놓여 있다. 개인적으로 2~3층 위치에 있는 카페를 좋아한다. 커피 한잔 나른하게 마시면서 풍경을 바라보는게 워낙 즐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1층에서는 전망이 없기 때문에 다소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뭔가 레트로한 분위기에 모던함과 깔끔함이 돋보이는 커피품격의 분위기를 즐겨보기로 했다.
핸드드립 커피의 진수
신용산 용리단길에서는 워낙 스타일리쉬한 커피숍들이 많아서 각자마다의 특색이 있다.
커피품격은 드립커피전문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물론 나처럼 커피 맛보다는 내부 인테리어 맛에 차를 즐기는 나에게는 고품격의 맛은 사치일 수도 있다.
핸드드립 커피만의 품격을 인지할 수 있는 혀가 돼야 하는데 조금 아직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원두도 직접 판매하고 매장 한쪽에서는 콜드브루를 한방울씩 직접 내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가격구성 살펴보기
가격을 한번 살펴보자. 명세기 핸드드립 커피전문점에 왔으니 대표 메뉴를 시켜야 할 것 같다. 품격드립은 5000원, 품격라떼는 5500원이다. 가장 싼 커피가격이 5000원부터 시작하니 저렴한 커피에 비하면 비싸고, 비싼 커피에 비하면 싼 그런 중간선상에 있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분위기에 비하면 커피가격은 조금 높게 책정돼 있는 것 같다. 다만 핸드드립으로 정성이 잔뜩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싸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부공간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톤이 흰색이어서 깔끔하다. 조명이라든지 테이블 등이 나름대로 품격을 갖춘 기분은 든다. 의자는 다소 붙어 있는 편이라서 마음 놓고 대화를 나누기에는 조금 불편한 기분도 든다.
청조한 커피색에 반하다~
드디어 내가 주문한 품격드립이 나왔다. 맛을 느끼기도전에 커피잔이 내 눈을 사로 잡았다. 핸드드립 커피의 진득한 커피색과 어우러진 멋이 느껴진다. 누우런 구릿빛 잔과 커피의 색이 조화를 이루니 진한 감칠맛이 느껴진다. 게다가 동동 띄운 얼음까지 투영되니 내 기분은 이미 업됐다. 커피를 더 마실 필요도 없다~ 생김새를 보고 평가하면 안되지만 이렇게 청조한 커피색은 처음봤다.
색에 너무 취했던가... 커피맛의 특별함까지는 미쳐 느끼지 못했다. 물론 이건 커피의 문제가 아닌 저렴한 내 입맛이 버퍼를 만들었다. 목도 말라던 터라 맛을 즐기기보다는 갈증을 씻어내기 위해 마시다 보니 한줄 쓸 문장도 미쳐 기억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맛나게 커피를 먹고 나오니 잠시 동안 시원해 진다. 나처럼 커피맛을 제대로 못 느끼는 사람이 가기에는 사치인 것 같고 조금 더 커피를 배우고 고퀄의 커피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강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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