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밸런타인데이날 와이프가 맛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자며 함께 방문한 곳이 있다. 가성비 좋게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며 필자를 데려갔는데 가는 도중에 도대체 믿지를 못하겠다. 와이프가 레스토랑이 있다고 얘기한 길은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을 지나다녔는데 그곳에 파인다이닝이 있다는 게 도대체 이해가지 않았다.
레드다이닝 룸이라는 레스토랑인데 정확한 주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47길 26이다. 대방역과 이곳에서 가성비 좋은 파인 다이닝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만약 차를 가져가야 한다면 카운터에 문의하는 주차할 수 있는 곳을 안내해 주시지만 만만치 않다.
와이프는 이곳에 스파게티를 먹으러 처음 방문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코스요리를 먹을 계획이다. 그럼 후기를 정리해 보겠다.
이곳이 왕복 2차선 도로이고 주택가이다 보니 도착하고 봐서도 낯설다. 이런 곳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래도 복잡한 시내가 아닌 조용한 집 인근에서 고급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니 그것 역시 색다른 재미이다.
만약 코스요리를 먹을 계획이라면 전화해서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노쇼를 대비하기 위해서 약간의 선약금을 내야 한다.
옹기종기 차분한 내부 공간
내부 공간은 차분하고 테이블에 몇 개 놓여 있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크게 붐비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코스 A 요리 즐기기
우리는 코스 A를 시켰는데 2인에 12만 원이다. 음식을 주문하고 맛을 보지는 못한 시점이기 때문에 사실 놀라운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미슐랭 레스토랑은 1인에 12만 원도 비싼 게 아닌데 둘이서 12만 원은 진짜 가성비 좋은 것으로 느껴졌다. 예전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방문했었던 압구정 정식당에 갔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음식을 즐겨볼 생각이다.
인테리어는 과다하지 모자라지도 않게 모던하면서 심플하다. 그래도 식기류 등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 게 보인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식타임에 돌입해 보자.
스낵 A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사실 동네이다 보니 무난한 메뉴가 나오겠지 싶었는데 생김새부터 아주 마음에 든다. 사실 음식의 실제 맛보다는 보는 맛도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오밀조밀 지켜보다 맛을 봤다. 감자, 아브루가, 계란 노른자로 만든 스낵인데 생긴 것만큼 맛도 훌륭하다.
스낵 B
곧이어 스낵 B가 나오는데 연어껍질과 갈릭 에멀션이다. 처음에는 연어껍질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설명을 듣고서야 인지하게 됐다. 연어껍질로 이런 예술품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
보기만 해도 행복한 연어
이어서 연어로 작품을 만들어 오셨다. 콜라비와 타라마스레이트, 흑미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앙증맞은 연어는 본 적이 없다.
한 계단, 한 계단 멋을 즐기면서 맛볼 수 있다. 동그란 모양을 낸 건 아무래도 콜라비 같아 보인다.
생긴 것만 예쁜 게 아니라 연어도 정말 풍미가 깊고 감칠맛이 끝내준다. 스낵 두 종류와 연어를 연이어 먹고 보니 다음 코스에 대한 확신이 선다.
나는 잘난 오징어야
오징어와, 칠리오일, 아티초크, 블랙 어니언 파우더, 캡시컴으로 만든 메뉴이다. 슬슬 미술랭의 장인정신에 나의 정신이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오징어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한치라고 해도 믿을 정도이다. 오징어 안에 매콤하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양념이 있어서 함께 먹으면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제야 메뉴판을 들고 전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확인했다. 중간 점검을 하면 압구정 정식당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없는 맛과 디자인이다.
기분이 좋아져서 뒤늦게나마 잔와인을 하나 주문했다. 뭘 주셨는지 모르는데 화이트 와인이 살짝 달콤하면서도 음식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상상이상의 부드러운 가리비
생긴 게 아주 예쁘지는 않지만 먹음직스러운 메뉴가 나왔다. 가리비와 맨티스 쉬림프, 닭껍질 크리스피, 머스터드 시드, 무 등이 적절히 조화로운 맛을 보여준다. 뭔가 복잡해 보이는 맛이지만 딱 하나로 압축되는 식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녹을 듯 부드러운 가리비이다. 하나로 100% 만족된다. 갯가재 소스가 달달하면서도 가리비 향을 해치지 않는 맛이 일품이다.
범상치 않은 성게 파스타
본격적으로 헤비 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성게알 파스타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뭔지 몰라 조금 당황했다.
스파게티의 느끼한 맛이 아니라 담백함이 입안을 사로잡는다.
면의 탄성도 너무 좋고 일단 느끼하지 않아서 만족스럽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 입맛에 맞는 파스타이다. 오일의 느끼함과 성게알의 살짝 짭짤한 맛이 어우러지면서 열심히 먹게 된다.
나야 나~스테이크
코스요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테이크가 나왔다. 이미 음식에 대한 믿음이 생겼지만 스테이크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고기의 신선함과 소스, 고기 굽기 등 아주 만족스럽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게 있다.
더덕구이인데 이게 처음에는 더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달달하면서도 쫀쫀한 식감이 정말 이채롭고 개인적으로 고기만큼 맛있다. 서빙해 주시는 분이 알려주셔서 더덕이라고 인지하고 다시 먹어도 맛있다.
마지막으로 후식인데 초콜릿 아이스크림, 라즈베리, 헤이즐넛을 입안에서 즐기면 오늘의 모든 요리가 마루리 된다.
그럼 마지막으로 전체적이 평가를 해 보겠다.
레드 총평
레드의 모든 음식을 접하고 나니 맛은 정말 베리 굿이다.
사실 2인 12만 원에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는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요즘에는 레스토랑을 소비할 때 맛과 함께 공간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음식이 맛있는 것도 좋지만 공간이 주는 즐거움은 사람과의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레드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코스요리 외에도 파스타, 스테이크, 연어 등 개별 음식도 판매한다. 가성비 최고의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고 싶다면 반드시 방문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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