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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노량진수산시장]깨끗하고 편리해 졌어요~

포톡 2020. 6.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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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서울 최대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 이곳이 2015년 경부터 신축 건물을 지으면서 상인들의 갈등이 심심찮게 보도됐다. 현대화된 건물이 완공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인들은 신축 건물은 시장으로써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며 입주를 거부했다. 이후에도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과 철거를 집행하려는 기관들과 마찰이 간간이 보도되면서 시간이 흘렀다.

 

이런 스토리를 담게 된 노량진수산시장을 6월 초 오랜만에 가족들과 다녀왔다. 이전에도 노량진 수산시장을 자주 갔었지만 기존 재래시장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로는 처음인 듯하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다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시장이라는 건 다소 지저분해도 소위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노량진 수산시장을 갔을 때 신축 건물과 함께 이전 시장도 함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가보니 건물이 철거돼 있는 상황이었다. 새 노량진 수산시장에 다녀와 보니 과거 분위기보다 훨씬 밝아지고 깨끗해진 느낌이 든다. 노량진 수산시장이 좋아진 점과 아쉬움에 대해 정리해 본다.

 

 

너무 편리해진 주차 시스템

요즘에는 웬만하면 자동차를 이용해서 물건을 사러 간다. 그래서 주차공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노량진 수산시장의 주차 시스템은 예전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웬만한 대형마트와 비슷한 주차 시스템을 갖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토요일 오후에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갔다. 사람이 가장 붐빌 수 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출차 할 때 사전 정산기를 이용해서 편리하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다른 선진화된 건물에서야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과거 노량진수산시장은 어두컴컴한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움직일 때마다 철재 바닥이 요동치는 소리가 필자의 기억에는 생생하다.

 

깨끗한 내부

횟감을 사기 위해서 수산시장 내부 2층으로 갔다. 과거에는 중앙의 통로를 지나가며 횟감을 골랐는데 바닥은 시커멓고 울퉁불퉁해서 조심히 걸어야 했다. 아무래도 비위생적인 느낌도 들었고 생선 비린내도 진동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새 건물은 바닥도 깨끗하고 수조도 더 청결해 보였다. 손님이 횟감을 고르며 다니기에 훨씬 편해졌다.

 

 

수산물이 있는 1층과 2층을 비롯해 주차공간인 3층 등으로 편리하게 다닐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새삼 놀랐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돼 있으니 정말 많이 달라진 노량진수산시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곳곳에 손소독제도 비치했다. 과거 노량진 수산시장이라면 손소독제를 비치할 공간도 쉽게 만들지 못했을 것 같다.

 

 

​필자는 노량진수산시장에 중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횟집이 있어서 가급적 그곳을 들른다. 이날도 1층에 있는 친구네 가게에 가서 맛있는 자연산 광어회를 사 왔다. 친구 말에 의하면 코로나19여파로 손님이 다소 줄었고 상인들도 새로운 시장에 적응해 가고 있단다. 올해 8월에는 2층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주차장이 가깝다 보니 2층이 더 좋은 자리라고 한바탕 웃었다. 꽃게가 무지 비쌌지만 손님 대접하느라 몇 마리 샀고 낚지 몇 마리를 구매해 집으로 돌아왔다.

 

아쉬운 점​​

필자의 경우 찾아가는 횟집이 몇개 정해져있지만 대부분은 상인들과 흥정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현수막에도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에서는 사지 말라는 안내 문구가 있다. 하지만 횟집을 지나가다 보면 너무 당연히 호객행위에 시달려야 했다. 손님을 소 닭 보듯 하는 것도 시장에서는 안 어울릴 수 있지만 그래도 지나친 호객행위는 성가신 측면이 크다. 실제로 횟집 주인들이 손님들에게 "싸게 드릴 테니 오세요", "뭐 사러 왔어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말을 건넨다. 필자는 동창 가게라는 목표점이 있었기에 눈길도 주지 않고 내달렸음에도 불편했다.

 


수산물 원산지에 대한 표시가 있는 건 좋았지만 당일 시세는 표시할 수 없는지 생각해 봤다. 만약 수산물 별로 가격표시가 돼 있으면 호객행위를 하지 않아도 되고 고객이 생선의 상태와 가격을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기성세대야 과거의 향수를 잃어버린 게 다소 아쉽지만 새로운 세대도 수산시장을 이용해야 하니 모두가 즐겁게 수산시장을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구 노량진수산시장 사진을 지금 보니 상당히 낙후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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