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저녁 회식도 자주 하고 점식 한 끼를 먹기 위해서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특별한 맛을 느낄 수도 없고 가게들이 너무 자주 바뀌니 정 주고 재방문할만한 가게가 없다. 하지만 이날 방문한 진도 복국은 가성비가 아주 좋아 나를 매료 시켰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를 막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너무 고팠다. 그래서 이른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주변을 돌아봤는데 갑자기 신장개업한 전복 가게가 눈에 띄었다.
복국이 단돈 7800원으로 적혀 있는 진도 복국인데 너무 저렴해서 잠시 망설여 지기도 했다. 그래도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한번 안으러 들어가 봤다.
진도복국 구로디지털 본점
새로 개업한 진도북국 내부는 깨끗해서 일단 좋았다. 이른 11시 15분경 방문했더니 사람들은 없었지만 식사를 하고 있는 도중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매웠다.
점심 한끼 깔끔하고 맛있게 먹기 위해 다양한 메뉴가 있다. 까치 복국은 11,000원, 아구탕은 11,000원, 참 복국은 18,000원이다. 하지만 굳이 비싼 걸 먹기보다 가장 기본이자 추천 메뉴로 적혀 있는 은밀복국 7,800원 짜리를 주문해 봤다.
기본 반찬은 김치 종류와 고추를 살짝 양념한 게 나왔다. 이날 이상하게 밑반찬에 손이 안갔다가 나중에 고추 양념을 먹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복어 고기에 고추를 적당량 함께 먹기를 추천해 본다.
이어서 큰 그릇에 김과 양념장이 함꼐 나온다. 뭔가 이곳만의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는 게 느껴지는 구성이다.
진도 복국 맛있게 먹기
아니나 다를까 테이블 한쪽에 진도복국 맛있게 먹는 팁이 적혀 있다.
1. 복어 탕이 끓어 야채가 익으면 비빔밥 그릇에 야채를 건져내 밥 반공기와 맛있게 비벼 먹는다.
2. 남아 있는 공기밥 절반은 복국의 시원한 국물과 함께 호로록 먹는다.
거대한 1인분 냄비 실화
잠시 후 개별 가스레인지에 복국이 올라왔다. 풍성한 콩나물과 미나리가 먹음직스럽고 국물 양도 어찌나 많은지 감동이 시작됐다. 가스불에 불을 올리고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기다려보자.
복국이 익는 동안 제일 궁금했던 건 과연 7800원짜리에 복어 고기는 얼마나 들어있을까? 였다. 너무 빈약해도 내가 지불한 값이 이 정도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그래서 혹시 글을 보시는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복어를 예쁘게 잘 나오도록 해서 사진을 찍었다. 잠시 후 냄비가 열심히 끓는데 이제 콩나물과 미나리를 덜어낼 시간이다.
간장 비빔밥에 뚝딱
먹는 방법에 맞춰 밥 비빔밥 공기에 밥 반공기와 콩나물 등을 넣고 열심히 비빈다. 한입 먹어보니 고춧가루 특유의 얼싸한 맛과 간장의 조화가 입맛을 당긴다. 양념만으로는 조금 심심한 기분을 김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그대로 밥 반공기를 그대로 클리어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복국의 국물맛을 볼 시간이다. 복국에는 식초를 넣는 게 진리이다. 테이블에 있는 식초를 살짝 넣고 휘휘 저은 후 복국 국물 맛을 느껴본다. 우연인지 몰라도 하루 전에 창원의 유명한 복집에서 복국을 먹었었다.
진도복국의 국물맛은 깊은 맛보다는 깔끔함이 느껴진다. 이날 내가 식초를 조금 과하게 뿌렸는데 국물 맛에 영향을 많이 끼쳤을 것 같다. 평소 국물을 많이 못 먹는 스타일이지만 이날은 맛이 좋았는지 그 많은 양의 국물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퍼 먹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저렴한 복국에 고기가 얼마나 들어있을 까 살펴봤다. 그래도 나름 튼실한 조각으로 3~4조각이 들어있다. 비싼 복어집 고기만큼 쫄깃함은 없지만 나름대로 쫀쫀하고 맛있다. 국물도 거의 바닥이 보일때까지 먹었다.
조금 과장하면 내가 맛있는 식당을 방문해도 밥은 딱 한 공기만 먹는다. 그런데 이날은 기분이 좋았는지, 아니면 복국이 맛있었는지 한공기 더 먹고 싶었다.
저녁 메뉴는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직장인 점심메뉴로 가성비 최고의 식사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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